자동차 보험 갱신 시기가 다가오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사고를 낸 것도 아니고, 보험료를 낼 수 없는 상황도 아닌데 매년 이 시기만 되면 괜히 신경이 쓰였다. 문자 한 통, 알림 하나에도 괜히 휴대폰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됐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잘 몰랐다. 그냥 ‘돈 나갈 시기라서 그렇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몇 년 동안 같은 감정을 반복해서 느끼다 보니, 단순히 금액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보험 갱신 알림을 처음 제대로 읽어본 날
예전에는 보험사에서 오는 갱신 안내 문자를 거의 읽지 않았다. 늘 하던 대로, 작년 조건 그대로 갱신 버튼을 누르거나 상담원이 추천하는 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바쁘다는 이유도 있었고, 솔직히 말하면 내용을 봐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러다 어느 해, 보험료가 예상보다 꽤 많이 오른 걸 보고 처음으로 안내 내용을 천천히 읽어봤다. 그제서야 내가 어떤 보장을 선택했고, 어떤 특약이 붙어 있는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갱신 시점에서 가장 헷갈렸던 부분들
가장 헷갈렸던 건 특약이었다. 마일리지 특약, 블랙박스 특약, 운전자 범위 설정 같은 항목들은 가입 당시에는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있는데, 막상 1년이 지나고 나니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걸 빼도 되는 건가?’, ‘괜히 줄였다가 사고 나면 어쩌지?’ 같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결국 아무 것도 건드리지 못한 채 그대로 갱신해버린 적도 있었다.
보험료보다 더 불안했던 건 ‘모른다는 느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불안했던 이유는 보험료 자체보다도 ‘내가 이걸 제대로 이해하고 선택한 게 맞나?’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작년에도 이렇게 했으니까라는 이유로 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남았다.
그 해에는 시간을 조금 더 들여서 각 항목을 하나씩 찾아봤다. 어렵긴 했지만, 최소한 이게 왜 필요한지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가니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그 이후로 바뀐 보험 갱신 태도
그 이후로는 보험 갱신 시기를 귀찮은 이벤트로만 보지 않게 됐다. 1년에 한 번, 내 운전 습관과 생활 패턴을 점검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게 됐다. 출퇴근 거리, 운전 빈도, 사고 여부 등을 기준으로 보장을 조정해보니 불필요한 부담도 조금 줄일 수 있었다.
마무리하며
자동차 보험 갱신이 괜히 불안한 이유는 대부분 ‘잘 모른 채 선택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내가 왜 이 조건을 유지하는지는 알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